▲ 한미보석감정원 기업부설 첨단보석분석연구소에서 연구용 샘플로 구입한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산 에메랄드

최근 외국에서 구입한 에메랄드라며 ㈜한미보석감정원(원장 김영출 공학박사)에 GIG(글로벌 감별서)로 두 개의 에메랄드가 의뢰되었는데, 콜롬비아산으로 알고 구입한 에메랄드가 검사 결과 아프가니스탄산 에메랄드로 판명되어 구매자가 매우 당황한 사례가 있었다. 신뢰할 수 있는 감정원의 감별서가 없다면 누구든 이러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 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에메랄드에 있어서 가장 선호하는 산지를 뽑자면 단연 콜롬비아산일 것이다. 이는 다른 산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채도가 높은 선명한 녹색을 띠는 에메랄드가 많이 산출되기 때문이다. 물론 콜롬비아산이라 해도 모두 품질이 높은 색상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석 시장에서는 같은 색상과 투명도라면 다른 산지보다 콜롬비아산을 유독 더 선호한다. 이러한 선호도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보석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럼 이러한 산지의 식별은 어떻게 아는 것일까? 보석에 대한 공부를 조금이라도 한 사람이라면 콜롬비아산 에메랄드에는 삼상 내포물(Three-phase inclusions)이 매우 특징적으로 존재하고, 이에 의해 다른 산지의 에메랄드와 구별된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에메랄드에서 보석학적인 검사로 삼상 내포물이 관찰된다는 것은 콜롬비아의 기원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여기는데 매우 유효하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의 판지시르(Panjshir), 중국의 다부다르(Davdar), 잠비아의 카푸부(Kafubu)와 무사카시(Musakashi) 등에서 콜롬비아산에서 나타나는 삼상 내포물과 유사한 내포물이 나타나게 되면서 더 이상은 삼상 내포물이 콜롬비아산임을 대변해 줄 수 없게 되었다.

▲ 오른쪽은 콜롬비아산 에메랄드(55X), 왼쪽은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산 에메랄드(60X)로 모두 삼상 내포물이 관찰된다. 따라서 삼상 내포물이 관찰된다고 해서 콜롬비아산으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 사진 제공: (주)한미보석감정원

따라서 현미경으로 확대하여 삼상 내포물이 관찰된다 하더라도 콜롬비아산으로 단정 지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종전 후에 태국 시장에 더 많이 공급되는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산 에메랄드의 경우에는 중국과 잠비아산에 비해 콜롬비아산에서 나타나는 삼상 내포물과 매우 유사한 패턴의 내포물이 빈번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굴절률 범위도 콜롬비아산과 중복이 되는 경우가 많고, 컬러필터 검사에서도 콜롬비아산과 같은 핑크나 적색 반응을 보인다.

결국 일반 보석학적 검사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이 드러난다. 따라서 정확한 산지, 즉 콜롬비아산임을 확정 짓기 위해서는 일반 보석학적 검사와 더불어 분석학적 검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내포물은 매우 유사할지 모르나 분석학적인 특징은 산지별로 조금씩 다른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콜롬비아산을 특징지을 수 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은 확대 검사와 더불어 ED-XRF, FT-IR, UV-Vis-NIR과 같은 분석 장비를 활용한 검사다. 특히 ED-XRF와 같은 검사 방법은 에메랄드의 산지를 판별하는데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에메랄드는 산지별로 철(Fe)의 함량이 다르게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 콜롬비아산의 경우에는 다른 산지보다 철의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바나듐(V)의 함량은 높다. 또한 바나듐(V)과 크롬(Cr)의 함량 비율이 비교적 일정하게 나타나는 특성을 보인다.

자료출처 :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